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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0 19:44

로빈 후드 / Robin Hood (2010년) 기타영화리뷰

감   독 : 리들리 스콧

스토리 : 사이러스 보리스, 에단 레이프, 브라이언 헬겔랜드

출   연 : 러셀 크로우, 케이트 블랑쳇, 막스 본 시도우, 마크 스트롱, 대니 허스튼, 매튜 맥퍼틴, 케빈 두런드, 윌리엄 허트

음   악 : 마크 스트레이트펠드

편   집 : 피에트로 스카리아

촬   영 : 존 매디슨

제작비 : $ 1억 3천만불

 

 

개인적으로 리들리 스콧 감독이라고 하면 가장 좋아하는 감독중에 한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SF 팬이라고 하면 말이 필요없는 걸작 "블레이드 러너"나 "에이리언"을 만든 연유도 있지만, 유행에 따라가기 보다는 유행을 선도하는 쪽이라 그의 작품을 많이 좋아하는 편입니다. 물론 그의 작품이 모두 유행을 선도했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그만의 세계는 거의 지켜오고 있다고 보니 말입니다. 이를 다르게 말하자면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유행을 선도하는 영화들을 보자면 그 당시 유행하던 스타일을 답습하기 보다는 시류에 타협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영화를 만든 영화들이 대부분임을 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작품이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 시류를 따르는 감독들에 의해 비슷한 스타일의 영화들이 만들어 지며 유행을 하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물론 유행하는 스타일의 영화에 자신의 정서를 넣어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어 내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아무래도 성공한 영화의 그림자가 드리울 수 밖에 없다고 보니 말입니다. 사실 우리가 오리지널을 좋아하는 연유가 바로 이런 곳에 있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할때 만들어지는 포스를 익히 경험해 왔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런 그가 로빈 후드라는 전설속의 의적에 도전한 로빈 후드를 보게 됩니다.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영화를 보신 분들만 함께 해주세요.

 

평민 로빈 후드

로빈 후드라는 전설적인 인물은 그 기원과 행적이 불분명하여 여러 작가들의 상상력에 의해 살이 덧붙여지고 혹은 재 창조 되어왔습니다. 같은 의적이지만 우리나라의 홍길동과 같이 기원과 행적이 통일된 인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민담이나 전설과 같이 영화상에서도 로빈 후드라는 인물 자체의 기원과 행적이 자유롭게 변형되고 재 창조 되어왔습니다. 이번 로빈 후드는 로빈의 기원을 혁명적인 마인드를 가진 아버지를 둔 평민 로빈 롱스트라이드를 그리게 됩니다. 원래 에단 레이프와 사이러스 보리스의 스펙 스크립에는 로빈이 노팅엄의 쉐리프로서의 역할이 강조된 내용이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스토리는 리들리 스콧에 의해 변형되게 됩니다. 십자군 원정에서 사자왕 리처드의 유품을 전하러 고국으로 향하다 습격을 받고 죽음에 이르게 된 원래 쉐리프 오브 노팅햄을 발견하게 되고 로빈은 그의 마지막 유언을 지켜주려고 하게 됩니다. 그리고 노팅헴에 도착한 로빈은 존의 폭정에 시달리던 월터 록슬리 경에게 유품을 전해주게 됩니다. 로빈의 과거사를 알려주는 대신 아들역을 해달라고 부탁하게 됩니다. 리들리 스콧은 영웅적인 행보를 보인 로빈이 결국 범법자가 되기까지의 행보를 그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리들리의 이같은 결정에 실망을 하실 분도 계실 것이고 그의 결정을 환영하는 분도 계실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설정이 아니더군요.


우연을 가장한 필연

리들리의 "로빈 후드"는 사자왕 리처드가 십자군 원정에서 돌아오면서 과거에 영국이 점령한 프랑스의 땅을 다시 차지하려는 전쟁을 치루며 고국으로 돌아오려고 합니다. 그러나 용맹한 사자왕 리처드는 공성전에서 사망을 하게 됩니다. 그것도 군인이 아닌 요리사가 쏜 화살에 맞고 죽게 되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평민에 의한 변화를 예측하게 되는 암시라고 보는 것입니다. 리처드가 죽음에 이르고 이를 알리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가던 록슬리는 배신자인 고프리경의 매복에 의해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이 설정도 필연 보다는 우연성을 강조하여 리얼리티를 살리는 작용을 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프랑스 왕의 지시로 리처드를 죽이려고 했던 고프리는 리처드왕이 이미 죽었음을 알게 됩니다. 즉 그의 임무가 처음부터 비틀어짐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리처드왕의 부고를 알게 된 로빈 후드 갱들의 급습에 의해 고프리경은 쫏기게 됩니다. 우연으로 리얼리티를 부여하던 스토리는 필연을 집어넣음으로 로빈이 록슬리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게 됩니다. 배신자로 오인을 받는 것을 염려한 로빈은 자신이 록슬리로 위장하고 영국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로빈은 이 행동은 후에 자신이 록슬리가를 대변하게 될 것을 암시 하게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월터 록슬리경에게 아들의 유품을 전해주기 위해 노팅햄에 도착한 로빈은 자신의 가정사를 듣게 됩니다. 로빈은 평민 출신이지만 혁명적인 아버지를 둔 사람이였고, 아버지가 작성한 권리장전에 동의를 한 월터 록슬리를 만나 가족사의 비밀을 떠올리게 됩니다. 사실 우연으로 가장하고 있지만 필연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로빈에게도 영웅적인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봅니다. 그 밖에도 영화에서는 이런 암시가 많이 등장하게 됩니다. 마지막에 백성들의 환호를 받는 로빈을 이글 아이로 바라보는 존왕의 다음 행보는 굳이 예상을 하지 않아도 알수 있으리라 봅니다.


혁명가가 될수 밖에 없었던 로빈 후드 

사실 이번 로빈 후드는 리들리 스콧의 시대극들과 필연적으로 비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리들리 스콧의 "글라디에이터"에서는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 카리스마틱한 전쟁 영웅 막시무스 장군을 질투하고 경계한 코모두스에 의해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했던 막시무스를 보여주게 됩니다. 결국 막시무스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글라디에이터가 되어 개인의 힘으로 정의를 실현하게 된다는 즉 다르게 말하면 캐랙터 중심으로 강력한 힘으로 영화를 이끌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킹덤 오브 해븐"에서는 성전이라는 십자군 전쟁을 통해 진실과 정체성을 찾게 된다는 청년의 이야기를 거대한 서사에 맞추어 잘 풀어냈다고 봅니다. 다르게 말하면 자신의 정체성과 관념 그리고 구원을 그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로빈 후드의 리들리 스콧이 말하려는 것이 무엇이였을까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저는 로빈 후드에서 전작들의 정서를 나누어 받은 순박한 영웅 아니 순박한 혁명가로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롭고 투박하기까지한 막시무스나 다소 그에 비해 카리스마가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진정한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는 발리안도 자신의 의지보다는 필연에 의해 영웅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입니다. 리들리 스캇은 이번에도 권력욕에서 무관한 순박한 영웅을 등장 시키게 됩니다. 운명에 의해 록슬리가 되지만 그의 소명은 영국을 폭정에서 구원하려고 권리장전을 만든 혁명가의 아들이였다는 것입니다. 사실 설정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피 지배계급에 의한 순박한 혁명 이야기 인 것입니다. 로빈의 아버지와 그리고 로빈이 이어 받았던 혁명은 권력을 쟁취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기존의 왕권을 유지하면서도 피 지배계층을 먹고 살기 편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혁명 이야기는 체제의 붕괴를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물론 프랑스와 영국의 역사적 정서가 그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가 되리라 봅니다. 이는 가족과의 평범하지만 순박한 생활을 꿈꾸었던 전작들의 소박한 혁명가들과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위선적인 혁명을 하는 혁명가들 보다는 모두 살기 좋은 세상을 꿈꾸는 우리네 이웃이 실천하는 혁명이 진짜 영웅이 가져야 될 자세라고 리들리 스캇은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두 작품들에서는 캐랙터의 발전이 극이 진행됨에 따라 발전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로빈 후드에서는 극이 진행 됨에 따라 오히려 퇴색함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로빈 후드에서 리들리 스콧 특유의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극이 후반부로 갈수록 산만한 기분을 떨치기 힘들 었으니 말이지요. 영화의 클라이맥스가 되는 프랑스 침공군과 존왕이 아니 로빈이 이끄는 영국군이 벌이는 해변에서의 전투 장면에서도 그 규모에 비해 스펙터클한 느낌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이는 글라디에이터나 킹덤 오브 해븐에서 느꼈던 거대함과는 사뭇 달랐다고 보는 것입니다. 저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를 극을 이끌어가는 응집력 부족을 들고 싶습니다. 아무리 거대한 액션 신도 관객들의 감정 이입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 감동을 가지기 힘들게 됩니다. 거대한 액션신에 경외를 느낄수는 있지만 현대의 관객들은 이미 엄청나게 거대한 전투들을 보아왔습니다. 그러므로 거대한 액션만으로 재미를 이끌어내기는 힘들다고 보는 것입니다. 실제로 "글라디에이터"에서는 이런 감동을 있는대로 끌어냈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이라 더 큰 의구심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로빈 후드도 감독판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해보게 됩니다. 감독판이 나오면 다시 리뷰를 써보려고 합니다. 아무튼 이 전투 장면까지 관객들을 감정적으로 묶어 놓은데 실패 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저는 마치 로빈 후드 안에 다른 여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 마저 들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어떻게 보면 사회의 가장 기본 단위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순박 영웅들이 고단하고 힘든 여정이 클라이맥스에서 감동과 함께 해소 되는 것을 기대하던 사자왕에게는 너무 아쉬웠던 전개였습니다. 오락 영화로 보기에는 그 주제가 너무 묵직하고 말입니다. 극 초반에 보여주었던 강한 포스가 살아있는 로빈 후드의 감독판 블루레이를 기대해 보게 되는 사자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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