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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7 11:35

심장이 뛴다 (2010년) 한국 영화 리뷰

감   독 : 윤재근

스토리 : 윤재근

출   연 : 김윤진, 박해일, 정다혜, 박하영, 김민경, 주진모, 김상호, 강신일 외

음   악 : 방준석, 복숭아

편   집 : 박곡지

촬   영 : 정해근 외

 

 

지인분께서 예매권을 주셔서  조조가 아닌 일반 시간대에 편안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전하구요. [심장이 뛴다]에서 제가 주목을 한 부분은 다소 나약한 이미지의 박해일과 그동안 진한 모성을 그려왔던 김윤진이 비정하고 삭막한 현실속의 두 주인공으로 캐스팅이 되었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른 한 사람이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설정은 [황해]와 같이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넌 사람들의 비정한 드라마에서 있을 법한 충격적인 소재 일수 밖에 없으니 말이지요. 또 한편의 숨막히는 비정한 드라마가 선보이는 것으로 예상이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김윤진과 박해일이 과연 이런 비정한 드라마에 어울릴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고 말이지요. 여기서 윤재근 감독이 내놓은 해법은 다르더군요.



모든 것을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가슴 벅찬 그이름 ... 어머니

'이번 영화도 자신만 아는 이기심 가득한 비열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보며 씁쓸한 뒷 맛을 다셔야 되는 것이구나'라고 지레 겁을 먹고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런 비정한 영화들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 말이지요. 그러나 윤재근 감독은 제 예상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로 풀어 놓더군요. 어머니라는 키워드와 함께 말이지요. [심장이 뛴다]에는 두명의 어머니가 등장합니다. 먼저는 채연희(김윤진)라는 여성은 남편을 잃고 심장병을 가진 딸을 홀로 기르는 싱글 맘입니다. 고급 유치원을 운영하는 능력 있는 여성이지만, 그녀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딸 아이의 건강 때문에 슬픔에 잠겨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딸 아이에게 심장을 기부할 사람을 찾지만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그녀는 불법으로 장기를 매매하는 사람에게 연락을 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건강한 이주 노동자의 심장을 취할 만큼의 악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초반에 보여주게 됩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등장하는 어머니는 양아치 아들을 위해 장기를 떼어 줄 정도로 강한 모성을 지닌 이휘도(박해일)의 어머니(김민경) 입니다. 휘도는 자신을 버리고 잘사는 남자에게 재가를 한 어머니를 원망하지만, 실은 휘도의 어머니는 아들을 안심 시키기 위한 거짓말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중심에는 두 어머니가 서게 됩니다. 



악연의 시작

양아치와 같은 휘도는 허황된 생각을 가지고 한번에 빛을 갚고 사업을 하려고 어머니에게 천만원의 돈을 요구하게 됩니다. 돈을 전해준 어머니는 아들을 걱정하면서 자신은 미국으로 이민을 갈 것이라고 더 이상 연락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게 됩니다. 그녀는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아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던 것입니다. 그 후 거리에서 쓰러진 휘도의 어머니는 병원에 실려가게 됩니다. 한편 같은 병원에 입원한 딸 아이에게 심장을 기증할 사람을 애타게 찾던 연희는 휘도의 어머니가 딸 아이와 같은 혈액형을 가졌다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됩니다. 연희는 위급한 상태의 휘도의 어머니를 보고 그녀 곁을 지키는 남성에게 다가가 제의를 하게 됩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딸 아이에게 어떤 짓이라도 해서 아이를 살리려는 마음이 들게 된 것입니다. 더 이상 기다릴수 없었던 그녀에게 악마가 들어오게 되었다고 할까요? 이러한 비유는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십자가와 연관이 있다고 보입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더 이상 그녀에게는 이성적으로 바라볼 능력을 상실할 정도로 마지막까지 몰렸다는 것으로 설명 되겠지요. 그리고 이 소식은 휘도에게 들어가게 됩니다. 그동안 잘 살고만 있다고 생각한 허름한 어머니의 집을 찾아가게 된 휘도는 자신의 무심함을 원망하게 됩니다. 그녀는 아들에게 돈을 마련 해주기 위해 신장을 팔았고, 그로 인해 만나게 된 거머리와 같은 늙은 양아치에게 학대 받고 살았던 것입니다. 이제 영화는 그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어머니를 살리려는 휘도와 딸아이를 위해 휘도 어머니의 심장을 원하는 연희의 대결 구도로 전개 되게 됩니다.   

 


같아진 입장의 휘도와 연희

양부라고 생각했던 양아치에게 속아 심장 이식 수술에 동의한 휘도는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병원차를 탈취하게 됩니다. 그리고 휘도는 어머니를 병원장의 사생활을 알고 있는 애인의 도움으로를 입원을 시키고 어떤 일을 해서라도 살려 내려고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휘도와 연희의 입장이 같아지게 된다 것입니다. 휘도는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신장을 기부 받았던 인물을 찾게 되고, 그 인물이 그간 어머니를 괴롭혀온 양아치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한편 연희는 휘도의 어머니의 행방을 찾아 백방으로 뛰어다닌 끝에, 불법 장기 매매업자를 대동하고 휘도의 어머니를 데려가려고 합니다. 수술을 준비중인 늙다리 양아치는 병원에서 도주를 하고 휘도는 연희에게 먼저 어머니를 살릴 수술을 하자고 제의 하기 위해 연희의 딸아이가 입원중인 병원에 나타나게 됩니다. 스토리는 이와 같이 얽기고 설키게 됩니다.

 


다소 무리한 전개

그 과정에서 영화라고 하더라도 무리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위적인 설정들이 등장하게 되는 데요. 예를 들어 앰블런스를 탈취한 휘도를 찾지 않는 경찰이나 너무도 손쉽게 병원에서의 환자를 납치하는 장면에서는 리얼리티 보다는 영화라고 애써 마음을 고쳐 잡게 되었는데요. 휘도가 데려간 아이가 연희에게 암호와 같은 문자를 날리고 또 그 장소를 찾아내는 연희의 수사력은 모정을 뛰어 넘어 거의 탐정 수준의 능력을 보게 되어 쓴 웃음이 나오더군요. 결국 이런 과도한 설정은 오히려 극의 몰입을 방해를 하고 있다고 보았는 데요. 이렇게 무리수를 둔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비정한 이야기에서 용서와 속죄 그리고 희생의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는 것입니다. 영화속에서 자주 비추어지던 십자가 속에서 약하지만 살아있었던 서브 텍스트가 영화의 마지막에서 다시 살아 나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 과정은 휘도를 쓰러뜨리고 휘도의 어머니와 딸을 병원으로 데려온 연희는 딸아이로 부터 엄마가 무섭다는 말을 듣게 되고 놀라게 됩니다. 그 후 곰 인형에 녹음이 된 딸 아이와 휘도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연희는 그간 자신이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괴물이 되었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본 연희는 수술을 포기 하게 되는 데요. 그 후 어머니를 되찾기 위해 피투성이가 된 체로 병원에 들어온 휘도는 어머니를 찾게 됩니다. 이 설정도 결과가 뻔하게 보이는 신파극 처럼 보일수 있지만 감독은 대전제인 어머니라는 키워드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상쇄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어머니의 한 없는 희생과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희생이라는 코드로 야기된 감성 코드

영화를 마치고 제게 강하게 다가온 키워드는 역시 어머니라는 키워드이더군요. 아이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다른 사람의 목숨을 취하려고 했던 연희도 어머니였기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서라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취하려는 괴물이 되기를 자처 한 것이고, 신장을 떼어줄 정도로 아들을 위해 희생한 어머니의 사랑이 결국 죽음에 이르러서도 아들과 연희의 딸을 살리게 되니 말입니다. 영화 관람중에는 가지지 못한 감정이 영화가 끝이나고나 뒤 늦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자신 보다는 자식들을 위해 한평생 희생으로 우리를 길러 주신 우리네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였던 것입니다. 아무튼 결국 이 영화는 어머니에 대한 오해로 인해 죄의식 때문에 어머니를 살리려는 휘도와 자신의 딸을 위해 타인의 생명 마저 무시하게 되는 연희가 오히려 딸로 인해 속죄를 하게 되며 마지막으로 휘도 어머니의 무한한 희생과 사랑이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들게 된 생각인데 과연 누구의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아들을 사랑한 어머니의 심장이 죽음을 딛고 연희 딸아이의 가슴에서 뛰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릴 없이 하게 되었는 데요. 사랑 한다는 말 대신 생뚱 맞게 너무 힘들게 사시지 말라는 퉁명스러운 말만 하고 전화를 끊게 되는 사자왕을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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