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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2 00:13

박열 (2017년) 한국 영화 리뷰


감독
이준익
출연
이제훈, 최희서, 김인우
개봉
2017 대한민국


[박열]을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7명의 국내 감독의 신작의 경우 무조건 극장 사수를 하는 편인데요. 7인의 검객 아니 감독은 김지운, 박찬욱, 김성수, 김기덕, 봉준호, 이준익 그리고 나홍진 감독으로, 그중 이준익 감독의 경우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보여준 풍류와 해학에 매료된 이후 줄곳 극장 사수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준익 감독의 영화에서는 큰 울림을 받게 되는데요. 그 울림은 주로 한 두 장면에서 시동을 걸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장면이 영화 내내 영향을 미치다가 쾅 터지게 되는데요. [사도]와 [동주]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박열]에서는 다소 의외의 신에서 시동이 걸렸습니다. 그 이야기는 이후 언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박열]에서는 극장에서 보다 집에 와서 더 놀라게 되었는데요. 이재훈과 최희서는 알고 있는 배우라 연기를 잘하는 구나라는 생각했는데, 대부분이 우리나라 배우였다는 것입니다. 일본어 연기들을 정말이지 스바라시이이이이~~


처음에 포스터를 보았을 때는 박멸인 줄 알았을 정도로 박열이라는 인물에 대해 문외한이었는데요. 영화 시작부에 의례적으로 영화가 철저한 고증을 거쳐 만들어졌고, 모두 실존 인물이라는 설명이 나와 놀랐습니다. 보통 그 반대의 메시지가 나오면서 픽션이 가미되었음을 알리게 되는데 말입니다. 아무튼 시대 배경만 대충 보고 일제에 대항한 독립투사의 이야기로 알고 극장으로 향했는데요. 독립투사의 이야기보다는, 무소 불위의 권력 앞에 맞서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남자의 신념과 그를 따르는 여인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일본 친구들을 가진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착한 일본 사람들이 많은데, 권력층과 정치인 그리고 극우 세력들이 문제라는 것인데요. 저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80년대에 함께 했던 일본 친구들도 극우 세력을 상당히 우려했던 기억이 있고 말입니다. [박열]도 일본 사람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일본 제국을 대표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인 천황과 그 권력을 유지하려는 정치 세력들에 대항한 망국의 아나키스트 박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영화 [박열]에서 박열의 정인이자 아내가 된 후미코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데요. 이번에 이준익 감독은 박열과 후미코의 생각과 이상이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는 신을  영화 전체에 울림을 줄만한 신으로 선택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주목한 신은 박열과 후미코를 따로 취조하는 신으로 카메라가 박열을 비추고 다테마스로 옮겨 간 후 바로 후미코로 연결이 되는 식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극장을 나오면서도 그 신이 계속 머리에 잔상으로 남았던 것 같은데요. 따로 떨어져 있지만 이들은 한마음이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고 보게 됩니다. 더불어 절대 권력 앞에 평등과 자유라는 이념으로 맞선 박열과 후미코의 이야기는 물리적인 투쟁과는 또 다른 울림을 준 것 같습니다. 신념을 위해 권력과 싸우기 위해 함께 했고 사랑했고 투쟁했던 이들은 연인이자 동지였던 것인데요. 제국 권력 심장부에서 자유와 평등을 부르짖은 모습은 젊음이라는 찬란한 무기가 있어 더욱 화려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설픈 아나키스트 박열의 업적은 관동대지진의 대학살을 무마할 희생양으로 선택이 되면서 제대로 꽃을 피우게 되었다고 봐야 할 듯합니다.

  


영화는 같은 일제 시대의 일본을 다루고 있지만 [동주]와는 다른 톤으로 전개되고 있는데요. 인간 예술인인 윤동주의 후회와 회한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을 함께 했다면, 박열은 초강대국이었던 일본 제국의 심장에서 망국의 청년 신분으로 기죽지 않고, 마치 정당하니 꿀릴 것이 없다는 곧은 선비의 기계와 배짱 그리고 당당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박열이라는 조선의 멋진 청년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본 가치는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때로는 극적 과장보다는 담담한 실화가 가슴을 더 울리게 되는데, [박열]도 그런 영화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덧글

  • 트릭스터 2017/07/02 00:17 # 답글

    볼까말까 생각했는데... 요즘은 정의롭고 착한 사람보다 자기 뜻 대로 살면서, 배짱있는 사람이 맘에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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