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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4 23:15

조커 / Joker (2019년) 기타영화리뷰


그동안 꽤나 기대를 했던 [조커]를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꽤나 흥미롭게 또 다른 조커의 기원을 보게 된 것인데요. 코믹북에서는 알란 무어가 처음 킬링 조크에서 조커의 기원을 그렸으나, 다양한 기원으로 불리기를 원해서 조커는 오픈 기원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억을 더듬어 그동안 영화와 TV에서 표현된 조커의 느낌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조커라고 하면 모두 광기가 중앙에 서지만, 모두 다른 접근을 한 것이 느껴지는데요. 60년대 TV 시리즈의 조커의 경우 만화틱한 연출이 주를 이루었던 시리즈답게 코미디언 스타일의 악당으로 기억이 되고, 팀 버튼 감독의 조커는 욕심 많은 마피아 보스 느낌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조커의 경우 냉소적인 아나키스트 같은 느낌으로 기억이 되니 말입니다. 이번 조커는 강렬하나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더군요. 스포 있습니다. 



이 영화의 특징은 코믹북을 알지 못해도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이지만, 병리학적 접근이라는 면에서 단순 액션 영화를 기대하셨거나 다른 버전의 조커 혹은 일반 코믹북 영화를 기대하신다면 실망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조커를 병리학적으로 마음에 병이든 캐릭터에서 미치광이 빌런으로 진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조커라는 빌런의 매력을 보러 가신다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영화가 될 듯합니다. 사실 빌런의 참 매력이란 슈퍼 히어로를 멋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보는데요. 그들이 비열할수록 히어로는 멋져 보이고, 악할수록 히어로는 정의로워 보이니 말입니다. 이 조커도 배트맨을 만나면 독특한 상승 작용이 날 것 같으니, 매력적이라고 말하게 됩니다. 



뭐니 뭐니 해도 이 영화를 돋보이게 만든 수훈갑은 호아킨 피닉스의 고담 무적 절정 연기라고 보는데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덮고 겨우겨우 견디던 한 남자가 무너져 내려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슬프게 때로는 암울하게 연기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조커 연기가 광기를 보여주거나, 과한 연기가 아니라는 점이 더 놀라웠는데요. 추가로 토드 필립스 감독은 연민이나 동정을 구하는 장치를 만들지 않고 담담하게 아서가 떨어지는 나락의 끝까지 따라가고 있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그 결과, 영화 내내  조커가 아프고 힘들고 괴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에도(특히 참아내려는 모습) 불구하고 감정적으로 동참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된 것 같으니 말입니다. 아무튼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간이 될 정도였습니다. 특정 장면이 아니라 영화 전체에서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빛이 났는데요. 오스카 남우 주연상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으로 토드 필립스 감독이 구상한 아서 플랙이 즉 조커가 되기 전에 캐릭터를 제대로 각인시키는 설정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례를 들면 스탠딩 코미디를 관람하는 도중에 모두가 웃을 때는 아서는 웃지 못하고, 모두가 침묵하는 순간에 아서 홀로 웃는 모습입니다. 이 시퀀스는 저에게 실로 강력하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감독은 계속 아서라는 캐릭터를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하고, 그 과정을 거쳐 마지막에는 아서는 사라지고 완벽한 조커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괴기한 웃음과 함께 등장하여 모든 것을 초토화 시켜 버리는 조커 말이지요. 그리고 배트맨과의 새로운 연계성도 나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만 로버트 드니로가 연기하는 머레이 프랭클린이 코미디에 결정적 한방이 없으면 재미 없다고 말한 것처럼 이 영화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할수도 있겠는데요. 이 영화의 재미는 한 인물이 괴물이 되는 과정과 슈퍼 히어로를 돋보이게 만드는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어쩌면 반전의 한방이 없는 현실도 결국 새드 무비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떠오른 영화가 두 편이 있습니다. 밀로스 포먼 감독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코미디의 왕]이었습니다. 이들 영화를 본지 꽤 오래돼서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영화 내내 두 편의 영화가 계속 떠올라서 다시 찾아보려고 합니다. 다행히 모두 dvd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기억을 하고있는데요. 이런 이유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서재에는 소장 영화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덧글

  • 아이레타리 2019/10/05 01:01 # 답글

    연민이나 동정을 구하지 않고, 담담하게 떨어져간다는 말씀이 인상 깊습니다.
    그런 영화적 장치 때문에 한층 깊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머레이 프랭클린이 코미디에서는 결정적 한 방Punchline이 중요하다고 했죠.
    하지만 아서는 나의 유머에는 한 방이 없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조커로 각성한 시점에서 아서에게 세상이, 그 한 방조차 필요하지 않은 코미디라는 것을 표현하는 장면이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좋은 리뷰, 감사히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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